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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아쿠아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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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프리카 수입 일상
작성자 힐링아쿠아 (ip:)
  • 평점 5점  
  • 작성일 2023-03-08 12:18:29
  • 추천 5 추천하기
  • 조회수 1308


이번주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야생담수어 수입이 있었습니다.


기니는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들 중에서도 특히 사기가 많고 생물포장 기술이 안 좋아서 리스크가 높다보니 전세계적으로도 꾸준히 수입하는 업체가 드문편입니다.


그래서인지 한국에선 현재 저희만 기니 물고기를 수입하고 있는데, 이번주도 수입을 받아보니 새삼스럽게 기니는 참 어렵구나 싶습니다.








수입날 공항에서 보수작업중 찍은 사진입니다.


해당사진의 종은 시노돈티스 워터로티(Synodontis waterloti)라는 기니 고유종인데, 두 박스가 들어와서 첫번째 사진의 개체들은 봉투가 터져서 전멸했고, 두번째 사진의 개체들은 산소결핍으로 거의 전멸한 상태입니다.

딱봐도 너무 좁은곳에 많이 들어있는데, 기니는 정말 생각보다도 더 포장실력이 안좋고 물고기에 대한 기본지식이 없는편이라 이런식으로 개체들이 통째로 전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말을 정말 안 들어서, 시키기도 않은 고기를 넣거나 수량을 마음대로 보낼때가 많은데.. 워터로티란 고기는 제가 이번에 40마리만 시켰는데 실제로 보낸건 230마리였습니다.


이러다보니 인도네시아 같은 안정적인 수출처에서 수입할땐 어련히 수량이 맞겠거니 하고 신경을 안써도 되는데, 아프리카는 들어온 모든 고기의 마릿수를 일일이 체크하고 따져야해서 훨씬 업무적으로 피곤합니다.






 

깔끔하게 전멸해서 들어온 마르쿠세니우스(Marcusenius thomasi) 


이 종류들은 아예 두박스가 전량폐사라 살아있는 개체가 아예 없다보니 검역소에서 생물검역을 진행할수 없어서 전량 소각처리 됬습니다.

물론 소각비용은 저희가 부담합니다.





산소부족으로 전멸해서 들어온 폴립테루스 뷰티코파리(Polypterus buettikoferi) 한박스 


아프리카는 거리가 멀다보니 고압산소 포장으로 보낸다고 하더라도 오는도중 산소부족으로 전멸할때가 많아서, 저희도 비행편 스케쥴을 잡을때 총 비행시간, 통관시간, 보수작업 가능유무를 굉장히 따져보는편입니다.

그런데 이번같은 경우에는 비행시간도 짧았지만 물고기를 좁은곳에 많이넣고, 아마 짐작으론 선적하기 한참전에 미리 포장을 해뒀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아프리카 수입이 리스크가 크다는게 이런점입니다. 예측을 할 수 없는 요소들도 많고, 고기들이 통째로 전멸하면 해당수입에서 메꿀수없는 손해가 생기곤 합니다.





아예 완전히 전멸해서 도착한 기니 엔드리케리(Polypterus endlicheri) 20-30cm급 입니다.


역시 봉투가 터지거나 산소결핍으로 전멸했는데, 정말 애꿎은 물고기만 죽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저도 결국 물고기가 좋아서 수족관을 시작하고 관상어 무역까지 오게됬지만, 이런식으로 고기가 죽어서 올땐 참 금전적인 손실을 떠나서 마음이 안좋을수밖에 없습니다. 







기다리시던분들이 많았던 마운틴바벨(Amphilius platychir)도 거의 다 죽어서 도착했습니다.


새삼 이럴때 아프리카는 리스트상에 나와있는 고기값과, 들어오기전에 책정해놓은 예상단가는 정말 아무의미가 없고, 돈을 생각하면 멀리 해야하는 수입국가 입니다.







국내최초 수입된 기니산 스테노포마 페테리키(Ctenopoma sp petherici)


그렇지만 이런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계속 수입을 진행하게 되는 이유는 이런 국내에 들어와본적 없는 레어종들을 직접 가져와서 국내의 매니아분들께 소개해드릴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물고기를 좋아하다보니 수입일이 아니더라도 매번 피쉬베이스나 페북 커뮤니티등으로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거나, 또는 아예 관상어시장에 풀린적 없는 고기들을 찾아보고 열망하게 되는데 


이번 기니 수입도 금전적으론 상당히 손해를 본 수입이지만, 수입전부터 실제로 보고싶었던 어종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나니 이순간은 정말 기쁠수밖에 없습니다.


기니산 어종들은 특징이 노란색~주황색이 강한데 아마 서식지의 수질에 의한것으로 짐작되며, 기니산 스테노포마는 이전에 페이스북에서 현지인이 올린사진을 보고 처음보는 노란색 지느러미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위 사진이 페이스북에 올라왔던 기니산 스테노포마 인데, 체형은 오셀라툼(Ctenopoma ocellatum)이나 브레비벤트랄리스(Ctenopoma breviventrale)를 닮았지만, 발색은 정말 비슷한 스테노포마도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실물을 너무나 보고싶었던 종이었고, 실제로 보고나니 지느러미가 생각보다 밝은 노란색인데다 꼬리쪽의 아이스팟(eye spot)이 다른 스테노포마 보다 타원형에 진한색이라 정말 신종을 만난듯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프리카 수입의 묘미는 수입한 고기들 사이에 아종이 섞여오는것인데, 이번에 들어온 페테리키 사이에서 구글링으로도 본적 없는 스테노포마를 발견했습니다.



 

이번에 한마리만 섞여들어온 미확인 스테노포마인데, 지느러미의 노란발색과 뿌리쪽의 검은발색이 경계가 극명하게 나눠지는 특징이 보입니다.


함께 들어온 모든 페테리키는 저 지느러미 부분이 그라데이션으로 색상이 섞여있는데, 눈으로 가장 확실하게 보이는 차이는 꼬리쪽의 발색경계이며, 사진상으론 잘 안보이지만 머리쪽 두상과 체형이 꼭 

스테노포마 킹슬레이(Ctenopoma kingsleyae)를 연상케하는 뽀족한 입과 원통형 몸통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친구는 어쩌다가 같은서식지에서 이렇게 다르게 진화한걸까요..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제 어릴적 가졌던 꿈은 생물학자였는데, 제가 좋아하는 아프리카 어종들을 발견해서 학명을 붙인 생물학자 볼렌저(Boulenger)처럼 현지에서 신종을 발견하고 특징을 관찰하며 

제가 발견한 그 종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이름을 붙여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눈앞에 일들만 해결하며 바쁘게 살아오다보니 지금은 어릴적 꿈과 다르게 샵을 운영하고 있는데, 못이룬 예전의 꿈을 간접적으로나마 수입일로 느끼며 만족하는 요즘이라, 그래도 보람있는 일상이란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이런순간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산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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