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국내 매니아분께 입양받은 몬스터급 110cm 원종 에이치오피쿠스 폐어(Protopterus aethiopicus aethiopicus) 입니다.

위 개체는 2020년쯤 저희가 케냐에서 수입해서 20-30cm급때 분양해드린 개체인데, 대체 3년사이에 무슨일이 있던건지... 고작 3년만에 해외사진으로나 보던 몬스터로 자라버렸습니다. 

(심지어 자택에 얘 말고도 비슷한 크기의 에이치오가 2마리 더 있었습니다)

참고로 비슷한 크기의 콩고산 에이치오(Protopterus aethiopicus congicus)는 작년에 저도 납품용으로 120cm급을 수입받은적이 있는데, 두께에서 콩고산과 케냐산의 차이가 엄청나단걸 이번에 확실히 깨닫게 됬습니다.

▲ 작년에 수입했던 110-120cm급 콩고산 에이치오피쿠스

사실 국내에서 유통됬던 에이치오피쿠스는 크게 두 종류고, 대부분이 콩고에서 채집되는 무늬가 화려한 에이치오 콘기쿠스(aethiopicus congicus), 

그리고 아주 가끔 케냐에서 채집되는 에이치오 에이치오(aethiopicus aethiopicus)가 아주 소량만 국내에서 유통됬었는데, 20년쯤 전 희귀어클럽 카페 당시부터 국내의 폐어 매니아분들 사이에선 케냐산 에이치오를 원종 에이치오, 또는 리얼 에이치오라 부르며 해외잡지의 소개문구 그대로 "폐어의 왕"으로 부르곤 했습니다. (호폐는 귀엽기 때문에 논외)

아래는 2004년도에 지금은 운영되지않는 국내 폐어 커뮤니티에서 한참 매니아분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던 일본 원종에이치오피쿠스 사진입니다.

저도 이 사진을 보고 폐어를 입문했던 기억이 납니다.

참고로 해당커뮤니티에 올라온 이 사진 제목이 "킹 오브 렁피쉬" 였습니다. 

당시 다른잡지의 소개글에는 폐어에 대한 교감이나 수명, 최대크기에 대한 설명이 있었는데, 지금처럼 여러종류의 희귀어가 수입되던 시기가 아니였던터라 당시 원종 에이치오에 대한 이야기는 매니아들 사이에 매우 비중있는 주제였습니다.

지금은 사라져서 사진이 없지만 당시 아로와나 동호회에 소개되었던 일본 다해 레스토랑의 초대형 에이치오와, 몬스터피쉬잡지에 소개됬던 원종 에이치오는 정말 고대어 매니아분들에게 꿈만 같은 어종이었습니다.

재미있는건 그 당시 대형 폐어를 사육하시던 매니아분들이 현재는 상당수 국내 아쿠아리움쪽 종사자로 계신데, 국내에서 아마도 유일하게? 원종에이치오를 전시중인 단양다누리아쿠아리움 담당자님도 제가 학생때 동호회에서 대형 폐어를 키우시던 분이고, 제가 관상어업을 종사하면서 처음 연락이 닿았던것도 업무가 아니라 호주폐어 관련이야기 때문이었습니다.. 나름 저희에게 꽤나 향수가 있고 추억이 있는 고기인 샘이죠.

아무튼 옛 생각에 잡담이 길었네요.. 

저도 지금은 유독 호주폐어에만 미쳐있지만, 과거에는 이러한 아프리카 폐어에 꽤 큰 로망이 있어서 안넥이나 에이치오를 집중적으로 키운적도 있고,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어종이기도 했습니다.

요즘의 폐어는 개별수조를 줘야한다는 인식과, 어렵지 않게 구할수있는 흔한어종이란 인식 때문에 예전만큼의 인기가 없는 상태지만, 나름 과거에 저를 포함한 경험많은 매니아분들의 마음을 뺏았었던 매력있는 어종이란 이야기를 하고싶어서 구구절절 이런 글을 남겨봅니다.

제가 학생이던 당시 폐어란 "평생 함께할수있는 반려어종" 이었습니다.